현재 매스컴을 통한 각종 기사를 보면 유독 강남에 소아정신과가 많다는 것과 강남에서 치료받고 있는 아이에 대한 데이터를 인용한 기사들을 흔히 접할 수 있다. 이런 기사들을 보면 강남 아이들이 다른 지역보다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고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과외와 학원에 시달린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서 소아정신과 병원을 많이 찾게 된다고 보도하는 것을 가끔 볼 수 있다. 소아정신과 및 대부분 상담 센터와 복지관에서 소아 문제에 대해서 상담할 때 대부분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ADHD와 ADHD와 관련된 여러 질환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이런 기사들을 접하게 되면 강남에 소아정신과가 많이 있으니 강남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아 ADHD가 더 많이 발병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요즘들어 ADHD 관심이 늘어 과거보다도 ADHD가 보다 더 많아졌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더 그럴 것이다.
소아정신과 진료는 특성상 고가의 검사비와 치료 비용이 많이 든다. 따라서 소득 수준이 높은 사람들이 보다 더 쉽게 소아정신과에 갈 수 있다. 소득 수준이 높기 때문에 아이들을 위해서 남들보다 더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보다 더 많기 때문에 소아정신과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당연한 것이다.
강남은 소아정신과 뿐만 아니라 성형외과와 피부과 그리고 라식 시술과 남성 고민을 위한 비뇨기과도 많다. 그렇다면 강남은 스트레스가 많아 피부가 더 손상받고 공부를 많이 해서 눈이 나빠 안과가 많고 남성의 성적 고민이 더 많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다만 강남이라는 지역 특성이 다른 지역보다 보다 더 경제적 수준이 높아 보다 더 고가의 치료비와 투자를 더 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를 위한 교육과 투자가 다른 지역보다도 높기 때문에 다른 교육적 접근으로 개선되지 않는 ADHD 아동을 위한 부모 투자가 다른 지역보다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에 따른 고비용 치료가 요하는 소아정신과 수요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ADHD는 특성상 성인까지 지속하게 된다. 성인인 경우 ADHD 증상으로 인하여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 처리하는 업무 능력에 어려움이 있게 되어 건실한 직장 생활이 어렵고 충동적인 성향으로 직장 동료, 부부 불화와 계획성 없는 돈관리로 인하여 개인의 일상 생활 관리가 어렵게 된다.
일반적으로 볼 때 많은 ADHD 아동이 낮은 학업 성취로 인하여 성인이 되었을 때 사회 경제적인 지위는 낮다. 그리고 앞서 열거한 문제로 인하여 경제적인 지위가 낮게 된다. 따라서 성인 ADHD는 강남에서 살 수 있는 확률은 부모를 잘만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면 낮게 된다. 즉 사회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ADHD 문제를 지닌 아이가 성인이 되면 사회 인프라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는 낙후된 곳에서 생활하게 된다.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러나가더라도 충동적인 성향으로 인하여 아이를 제대로 양육할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는다.
낙후된 지역 사회에서 ADHD 아동들은 부모로부터 적절한 양육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은 일단 하루 벌어 살기 급급한 경제적인 문제로 인하여 부모 대부분 맞벌이를 하기 때문이다. 잦은 부부 다툼, 부모 가출과 이혼으로 인해 발생한 결손 가정 문제가 있게 될 경우 아이는 가정에서 성장에 필요한 환경이 제공받지 않게 되면서 점점 더 방치되고 이런 상황에서 아이는 올바른 성장하기 어렵게 된다. 이러다보면 학업 부진과 건강한 자아상 확립 실패로 비행 청소년이 되어 올바른 성인이 되지 못하게 되면서 가난이 되물림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조합해서 유추할 때 ADHD 아동은 강남보다는 경제적으로 낙후된 소외 계층에서 더 많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지역에서 ADHD 치료가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ADHD에 관한 연구 논문에 의하면 대도시 빈민층에서 ADHD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치료가 보다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곳이 빈민층이 있는 곳이 아닌 강남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이러한 빈민층이 많은 곳은 고비용을 감수할 수 있는 경제적인 여건이 없고 사회 단체 도움을 받는다 하더라도 정신과적인 치료에 대한 이해 부족과 ADHD 치료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낙후된 지역일수록 사회 현상에 대한 인식 수준이 감소하여 정신과 편견이 더 심해 정신과에 대한 거부감이 많다. 그러니 수요가 없으니 이런 지역에서는 소아정신과가 더욱더 없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사실에서 볼 때 ADHD 아동은 강남이 다른 지역보다 더 근소한 차이로 적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ADHD는 조기 치료를 할수록 예후가 좋아 약물 치료만으로도 효과를 발휘한다. 필자 경우에서도 결손 가정과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아 부모를 설득하여 치료를 한 아이들 중에서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 약물 치료를 시작하였을 때 좋은 결과를 보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그러나 소외된 계층에서 부모들일수록 ADHD 이해정도가 감소되어 꾸준한 약물 치료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이 더 많다. 다들 ADHD 치료비가 많이 든다고 하지만 조기에 발견하여 ADHD에 의한 2차 문제가 없다면 아침에 한번 ADHD 치료제를 복용하는 것만으로도 아이가 성장하는데 문제가 없는데도 정신과에 대한 여러 가지 편견 때문에 치료를 거부하는 것은 정신과 의사 입장에서 볼 때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